네 목소리만 NG
3화

무제

2026-06-17

등장인물: 시원

스물세 번째, 같은 한 줄.무제 #2한 번 더 가도 돼요?무제 #3가요. 천천히.이 사람은 NG가 없어. 더 재밌는 게 떠오를 뿐이지.무제 #5무엇이든 되는데, 자기로는 한 줄도.무제 #6십 년을 짝사랑한 남자의, 마지막 고백.무제 #7사실은, 처음부터—무제 #8무제 #9방금 그건, 끝이 없이 부서졌어.무제 #10무제 #11유리 한 장과, 한 음의 잔향.어우, 방금 거 뭐야. 늙어서 목이 다 갈라졌구먼. 한 번만 더 가자고.무제 #13오늘은, 따라가 주기 싫어.무제 #14방금 거, 살릴게요.무제 #15에이, 그거 NG예요. 깨끗한 거 다시 줄게요.무제 #16NG 맞다니까. 내가 엔지니어예요, 그쪽이 엔지니어예요.무제 #17여기, 화면에 다 나와요. 그쪽이 거짓말한 자리.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뱉고 나서야 들렸다.지금 그가, 내 입술을 보고 있을지도.그날 밤, 그 한 음을 몇 번이고 되감았다.무제 #21매끈한 스물둘은 하나도 안 남고, 부서진 하나만.무제 #22왜 하필, 그렇게 놀란 얼굴을 했을까.그가 떨어뜨린 걸, 내가 주워 든 거니까.표정이 어제랑 다르네. 무슨 좋은 귀라도 트였어?그날 그는, 십 분 일찍 왔다.무제 #26무제 #26무제 #27설탕 없이, 우유 조금, 한 김 식혀서. 누구한테 말한 적 없는데.무제 #28왜요. 이상해요? 아니요. 딱 좋아요.무제 #29딱 좋게 맞추느라 어제 집에서 연습했어요. 종이컵 세 개 버렸네.무제 #30또, 농담 끝이 아주 살짝 갈라졌다.감독이 어제 23번 그대로 간대. 손대지 말래.무제 #32감독님이, 어제 거 마음에 든대요. …그 거지같이 갈라진 거를.무제 #33왜요.무제 #34감독 말을 옮기는 거랑, 내 말을 하는 건 다른 일.무제 #35나머지 스물두 개는, 잘하는 배우가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게 칭찬 아니에요?무제 #36그 한 개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말하는 것 같았어요. 말하다 들킨 사람.무제 #37무슨 표정인지 몰라서, 더 궁금했다.으흠. 한 마리의 수컷이 짝짓기 철을 맞아, 처음으로 떨리는 울음을 내는 순간입니다.무제 #39보세요. 관찰자도 웃고 있습니다. 그만. 그만하고, 녹음해요.무제 #40내가 진심을 한 발 내밀면, 그는 정확히 그 자리에 다른 목소리를 발랐다.뭐 봐요.무제 #42진짜 다 보이네. 여기, 거짓말 못 하는 자리.무제 #43종이컵 세 개를 버렸다는 게, 정말일지도.무제 #44하나 물어봐도 돼요? NG면 다시 답해 드릴게요.어제 갈라진 거. 그거 누구 목소리예요?무제 #46무슨 소리예요. 내 목소리지. 아니요.무제 #47그쪽 진짜 목소리는, 마이크 앞에서 항상 누군가예요.무제 #48맥박이 손목보다 목에서 먼저 뛴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안다.무제 #49그거, 사실 내 목소리도 아니야. 누가 두고——아, 됐다. 이딴 옛날얘기 뭐 하러.무제 #51문을 연 사람도 없는데. 끊은 건 그였다. 자기 손으로.무제 #52'다음에' 같기도, '미안' 같기도 했다.무제 #53세 개를 버려 가며 맞췄다는, 그 한 잔.집에 와서도, 잘린 문장을 붙잡고 있었다.무제 #55누가, 그를 두고 떠난 누군가일까.무제 #56그리움이라기엔, 너무 놀라 있었다.끝내 한 글자도 못 보낸 채로.어제까진 그냥 내 방식이었던 게, 오늘부턴 그가 본 내 방식이 됐다.또 톤 더빙으로 도망쳤다며? 그 버릇 어디 안 가네.오늘은 커피 안 사 왔어요. 세 개씩 버리다간 파산하겠더라고요.무제 #61내가 탔어요.무제 #62…이거 누구 거예요. 그쪽 거요. 맞춰 봤어요.무제 #63무제 #63무제 #64손가락 끝이 떨리는 건, 흉내 같지 않았다.빨간 불이 켜지고, 그는 다시 여러 사람이 됐다.무제 #66숨 안에 어제의 그 결이 한 번씩 섞인다. 나한테만 들리게.무제 #67십 분 쉬었다 가요.차기작 스케줄. 저 자식 진심은 다 농담으로 까는 게 병이에요.이거 왜 따로 빼놨어요. 섞여 있는 게 싫어서요.무제 #70뭐랑 섞이는 게. 가짜랑.무제 #71그게 가짜고 이게 진짜라고 자꾸 그러는데, 나는 그 둘이 뭐가 다른지 진짜 모르겠어서 이러고 살아요.무제 #72무서워요. 그게 칭찬받는 게.무제 #73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한테, 자기 자신이 제일 무섭다는 말.무제 #74안 갈라지게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어요? 아니면— 그만요.무제 #75마이크 없이는 못 할 줄 알았는데. 한 번만 해 볼게요. 더빙 안 하고.무제 #76사실은,무제 #77무제 #77무제 #78한 줄을 다 말하는 것보다, 한 음을 덮지 않는 것이 더 크다.무제 #79…거기까지밖에 못 하겠다. 나머지는 부스 들어가서 할게요. 빨간 불 켜지면.무제 #80그래야 또 갈라져도, 누구 연기라고 우길 수 있으니까. 가요. 천천히.무제 #81덮을 게 하나 줄어든 어깨.무제 #82이번엔 끝까지 아무도 아닌 채로 갈까.무제 #83가요. 천천히. 사실은, 처음부터—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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