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봐 주는 짐승
3화

무제

2026-06-14

등장인물: 건율

웃음이 멎은 자리에 남은 것무제 #2이번엔 완성되지 못한 농담무제 #4무제 #5안 도망가네. 나한테 한 말일까, 자기한테무제 #7비가, 그쳤다무제 #8저녁 늦게 먹지 마.무제 #9꺼내 보지 않아도 알았다무제 #11산 아래, 여전히 거기 있는 끈무제 #12머리보다 손가락이 먼저무제 #13무게도 없는데, 묵직했다마당 건너 끝 칸, 약방무제 #15비 맞았네. 처마 밑에 둘이 있었지.무제 #16앉아. 다리 풀린 사람처럼 서 있지 말고.무제 #18그 사람은 늘 저 끝 칸에 묵어. 십 년째. 다른 칸 비어도 안 옮겨.무제 #19왜요? 몰라. 안 물어봤으니까.무제 #20근데 네가 온 다음부턴, 저녁을 같이 먹어. 누가 올 자리, 비워 두고.무제 #21저녁 늦게 먹지 마, 가 겹쳤다무제 #22그 정지가 자꾸 되감겼다무제 #23매번, 반 발 모자라게무제 #24절제인지, 두려움인지무제 #25이번엔, 꺼내지 않았다저녁 무렵, 마당무제 #27늦게 안 먹었네.무제 #29내 국에만, 무가 없었다무제 #30왜. ……아니에요.무제 #31내일 안개 끼겠다.무제 #32어떻게 알아요? 저녁에 능선이 또렷하면, 새벽에 안개 껴. 오래 다니다 보면 알아.무제 #33십 년이요?매령이 말 많네.무제 #35많이 안 했어요. 십 년째 같은 칸이라는 거랑…… 그리고. ……그리고는 없어요.무제 #36매령이 뭐라 그랬는지 다 알아. ……그럼 왜 물어요. 네 입으로 듣고 싶어서.무제 #38……자리를 비워 둔다고 했어요. 누가 올, 자리무제 #39또, 반 발 모자라게무제 #41……왜요. 손 닿는 거, 별거 아닌 사람도 있어. 나는 아니야. 한 번 닿으면, 거기서 안 멈춰.무제 #42너는, 내려갈 사람이잖아.무제 #43그 말 안에 든 건, 내가 안 낸 것들 마치 증명하듯, 주머니가 울렸다무제 #44받아. 안 받고 싶은데요. 안 받고 싶은 거랑, 안 받아도 되는 거랑은 달라.무제 #45네가 안 도망가는 거랑, 내가 안 잡는 거랑. 둘 중에 뭐가 더 어려운지, 나는 알아.무제 #47안 잡는다는 건, 잡고 싶다는 말그도, 안 자고 있었다무제 #49여덟 개가, 쌓여 있었다무제 #50다음 주 금요일, 코앞무제 #51그가 그래서, 안 잡았다한 손엔 차가운 도시, 한 손엔 따뜻한 스침그가 말한 그대로무제 #54안 잔 게, 나만이 아니었다무제 #55안 잤네. 그쪽도요.무제 #56안개 낀다더니, 정말 끼었네요. 십 년이라며.무제 #57마셔. 새벽 공기에 속 상해.무제 #59……고마워요. 어제는 거뒀고, 오늘은 두었다무제 #60그 어깨가, 떨고 있었다이번엔 내가, 그 반 발을드르르륵— 진동이 아니라, 벨이었다무제 #63받아.무제 #65안 도망간다며.무제 #66세 번째 벨은, 끝까지 안 받았다무제 #67사라지기 전에, 나는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