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봐 주는 짐승
7화

무제

2026-06-25

등장인물: 건율

손등의 온기가 아직 안 가셨다.무제 #2아이고, 여기들 있었네.무제 #3길에서 오래 서 계시면 무릎이 거슬려요. 나 마흔 초반이에요.무제 #4무제 #4무제 #5습기 들어가기 전에 넣어둬요.무제 #6조심해요.무제 #7저 사람, 걱정 많을수록 말이 짧아져요. 알아요. 이미.무제 #8그 한 줄 쓴 사람, 건율이가 가장 빨리 알아낼 거예요. 근데, 여기 남겠다는 결정이 먼저 있어야겠지. 아직, 그 결정은 비어 있다.위쪽에서, 발소리.무제 #10보기도 전에 등 뒤 공기가 먼저 달라졌다.무제 #11여기 있었어.무제 #12사하가 연락했어요. 봉투 이야기.무제 #13무제 #14너를 위해 거둬낸 그 눈빛을, 너는 봤다.무제 #15봐도 돼?무제 #16무제 #16무제 #17경로 찾을게. 시간 좀 걸릴 수 있어.무제 #18무제 #18무제 #19바람이 한 번, 둘 사이를 지났다.무제 #20많이 놀랐어? 처음엔요. 지금은?무제 #21지금은─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무제 #22저번에. 말하다가 끊은 거, 있잖아.무제 #23고개는 안 돌렸는데, 귀에 힘이 들어갔다.무제 #24깰까봐가 아니라─ 사실은.무제 #25무제 #26무제 #26무제 #27……나중에.무제 #28또 그랬다는 걸, 그도 아는 목소리였다.무제 #29봉투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추렸습니다.무제 #30무제 #30무제 #31머리보다 손끝이 먼저, 온도가 내려갔다.무제 #32봉투가 아니라, 그 손을 봤다.무제 #33무제 #33무제 #34아, 잠깐만요.무제 #35마루엔, 둘만 남았다.무제 #36무제 #36무제 #37무제 #37무제 #38뭐가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차.무제 #39공기가 차서, 봉투를 오래 쥐어서─ 어느 것도 전부는 아니었다.무제 #40원래 좀 이래요. 알아.무제 #41이 사람의 '알아'는, 무심코 넘기는 말이 아니라서 어려웠다.무제 #42데워주면 되는 건데, 그게 마침 내 특기야. 백랑족이 체온이 높아서. 몰랐어? 아무한테나 그런 거 해주냐고, 물을 거였어요.무제 #43뭐.무제 #44거리를 두는 농담이 먼저 나오고, 진심은 늘 그 뒤에서 잡아채진다.무제 #45……네가 편한 만큼만.무제 #46원하면 가까이. 아니면 이 거리. 네가 고르는 거야.무제 #47무제 #47무제 #48가장 다정한 말을 듣는데, 손등은 반대로 갔다.한 번. 두 번. 세 번째에─ 번역이 됐다.'편한 만큼만'은─ 나는 끝까지 안 붙잡을게, 였다.무제 #51거절당하는 자리에, 머물지 않겠다.무제 #52무제 #52무제 #53받기만 하던 자리에서 한 발 나오니, 숨이 한 칸 트였다.무제 #54무제 #55……어디 가.무제 #56안에요. 매령 씨가 차 끓이는데. 사실이라서, 더 비겁한 대답.무제 #57잠깐.무제 #58그의 한 마디면, 멈추는 데 충분하다는 게─ 분했다.무제 #59또, 부르기만 하고 오지는 않는.무제 #60왜 안 와요.……뭐?무제 #62손바닥 펴고, 거리 정해주고, 편한 만큼만 오라고 하고. 부르는 것까진 해요. 근데 한 걸음은 안 와요.무제 #63그게 가끔은─ 오지 않을 핑계처럼 들려요.무제 #64긴, 정적.무제 #65무제 #66닿지도 않았는데, 닿은 것처럼 따뜻했다.무제 #67안 오는 게 아니야. 못 오는 거지.무제 #68못 온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말 그대로.무제 #69무제 #69무제 #70내가 한 걸음 가면, 그다음은 안 멈춰져. 너한테 거리를 주는 게─ 너 때문이 아니라.무제 #71……나 때문이야.무제 #72머리보다 손끝이 먼저, 다시 따뜻해졌다.무제 #73그러면, 그 떨림은 뭐였어요. 무릎 위에서. 손가락, 떨렸어요. 나 봤어요.무제 #74무제 #74무제 #75먼저 놓으려는 거였어. 가도 안 막겠다고. 근데 놓으라는데, 손이 안 놓아져서. 그래서 떨린 거야.무제 #76못 읽은 게 아니라─ 둘 다여서, 안 읽힌 거였다.무제 #77비어 있어서, 편한 침묵.무제 #78급하지도, 떨리지도 않은 글씨.무제 #79이거 쓴 사람, 내가 여기 있는 거 알고 썼어요.……뭐? '데려가기 전에'라고 썼잖아요. 떠난 사람한테 쓰는 문장이 아니에요.도경이, 그 한 줄 봤어? 아니요. 약첩만 챙겨주고 갔어요.이 글씨를 아는데─ 어디서 봤는지가, 안 떠올라.사하한테 보여줘야겠어. 매령이도.같이 봐요. 혼자 들지 말고. 이거 내 봉투예요. 나도 알아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