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
1편 · 연재 중
말로 해명 한 번 안 하는 남자가, 네 살갗에 영영 남을 그림 앞에서만 손이 늦어진다 — 새기는 순간 너를 볼 명분이 사라지니까.
안 되겠다
화자는 합정 골목 끝 KANG TATTOO를 첫 방문해 도안을 제시했으나, 강은 도안을 오래 들여다본 뒤 이유도 없이 '오늘은 안 되겠다'며 거절했다. 직원 도현이 다음 주 목요일로 재예약을 잡아주었고, 도현이 끊은 말('다른 작업은 다 하셨는데…')이 그 거절에 뭔가 있음을 암시했다. 두 번째 방문에서 강은 첫 상담 때 화자가 무심코 언급한 왼손잡이 정보를 기억해 도안 위치 조정을 제안했고, 들킨 순간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가 '예약 메모에 다 써놔'라는 농담으로 덮었다. 화자는 그 농담 속에 삼켜진 말 한마디가 있었다는 것과, 이 도안 앞에서만 달라지는 강의 태도가 겹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채 화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