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지냈어?
2화

떨림은 들키지 않으려 할 때 가장 크다

2026-06-08

등장인물: 민석

늘 '괜찮아요'라던 사람이, 혼자 있을 때는 왜 손이 떨릴까.그 손이 진료대 모서리를 붙잡았다 놓았다 하는 걸, 너는 문틈으로 보고 있었다.들어가지도, 돌아 나가지도 못한 채.떨림은 들키지 않으려 할 때 가장 크다 #4우산을 돌려주려던 거였다. 그게 전부였다.그러니까 이건 핑계였다. 평소처럼 마주 보고 싶었던 거였다.문을 밀자 종이 짧게 울렸다. 그 소리에도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한 손은 이마로 올라가, 식은땀을 훔치듯 천천히 쓸어내렸다.머리가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몸이 먼저 알아버렸다.누가 볼까 봐 치우는 손짓이었다.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꽉, 마치 그러면 멈출 수 있다는 듯이.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가장 아팠다.그 반걸음에 신발 바닥이 바닥을 긁었다. 아주 작은 소리였다.마치 오래, 아주 오래 연습해온 사람처럼.어……오셨어요.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우산. 돌려드리려고.아. 안 그러셔도 됐는데. 그거 그냥 쓰셔도 됐어요.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너에게 걸어왔다.들어오세요. 문 앞에서 그러지 마시고.우산 손잡이를 쥔 그의 손가락이, 아직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오늘은…… 고양이들을 더 많이 돌봐줬어요. 한 마리가 입원했거든요.노묘인데, 밥을 안 먹어서.그래서 늦었어요?네. 곁에 좀 있어주려고. 사람도 그렇잖아요, 아플 때 혼자면 더 서럽고.민석 씨는요. 저녁은 드셨어요?저야 뭐. 늘 대충 챙겨 먹죠.제발 더 묻지 말아 달라고, 그 미소가 너에게 사정하고 있었다.잠깐 앉으세요. 추운데 오셨으니까.컵을 건네는 그의 손가락이, 아직 떨리고 있었다.고마워요. 따뜻하다.밖에 많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일교차가 커서.콧잔등에 아직 식은땀이 마르지 않은 채 옅게 번들거렸다.그가 먼저, 자기 콧잔등을 손등으로 슥 닦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저 사실…… 아니에요.네가 어디까지 알았는지 가늠하는 눈. 그러곤 다시 미소로 덮였다.입원실 쪽에서 고양이가 가늘게 우는 소리가 한 번 들렸다가 그쳤다.민석 씨. …괜찮다고 하지 마요.그의 미소가, 멎었다.……뭘요.아까. 제가 들어왔을 때. 손, 떨고 계셨어요.거짓말을 고르는 일초가 그의 눈에 스쳤다. 그러나 이번엔, 나오지 않았다.……보셨구나.그 숨에서, 하루치의 무게가 다 빠져나오는 것 같았다.별거 아니에요. 저혈당이라서. 가끔 그래요.……자주. 끼니를 자주 걸러서.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고…… 사탕 하나 까먹으면 또 괜찮아지고.자기를 겨우 붙드는 그 한 알을, 너에게 들킬까 봐 숨긴 거였다.근데 왜. 왜 숨겨요. 그게.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듯한 눈.사람들이 저한테 와요. 울면서, 손을 떨면서. 그럼 제가 그 손을 잡아줘야 하잖아요.근데 그 말을 하는 제 손이 떨리고 있으면…… 누가 저를 믿겠어요.약한 걸 보이면, 제가 챙겨야 할 사람들이 불안해하니까.어제 비 맞는 거 별거 아니라고 한 것도…… 별거로 만들면 안 돼서.그 다정함이, 자기를 지우는 방식의 다정함이었다.그걸 왜 혼자 해요. 왜 아무도 모르게.……모르게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그 작은 무너짐이, 너에게는 어떤 큰 고백보다 무겁게 다가왔다.이 사람이 늘 남에게 하던 그거 — 손에 뭔가를 쥐여주는 거.떨림은 들키지 않으려 할 때 가장 크다 #60손. …손 줘봐요.받는 쪽이 되는 걸 어색해하는 게 보였다.그의 손은 차가웠다. 너의 손이 그 위를 덮은 동안, 그 차가움이 천천히 데워졌다.드세요. 지금.초콜릿이 문제가 아니라, 그 위에 얹힌 너의 손이 문제인 사람처럼.형광등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진료실에서, 그가 너를 그렇게 본 건 처음이었다.……이런 거. 잘 못 받아요. 저.알아요. 그러니까 연습해요. 지금부터.이번엔 만들어진 미소가 아니었다.한 뼘도 안 되는 그 거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았다.그의 시선이 네 눈에서, 아주 잠깐, 아래로 내려왔다가 —입원실 쪽에서 무언가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