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커피잔에 스민 미소
2화

안 웃는 손님

2026-06-08

등장인물: 도혁

마감한 카페, 의자가 다 엎어 올려진 빈 홀에서 그가 창가 자리에 대고 혼자 말을 걸고 있었다.

도혁은 행주로 네가 늘 앉던 창가 테이블을 닦고, 또 닦으면서, 아무도 없는 의자를 향해 농담을 던지고 있었다.

너는 그 빈 의자가 누구 자린지 알았다. 일주일에 세 번, 늘 그 자리. 안 웃는 손님. 그러니까 너였다.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그가 너무 빠르게 환해진 얼굴로 돌아섰다.

"어! 마침. 그쪽 자리 방금 닦아놨는데. 예약석. 이름표도 붙일까 했는데 펜이 없어서, 그… 마음으로 붙였어요. 보여요? 여기."그가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갔다. 깨끗한 컵을 하나 꺼내 들고는, 말을 고르는 동안 엄지로 컵 가장자리를 천천히 매만졌다.

"오늘은… 뭐 마실래요. 늘 마시던 거? 아니면."

늘 입이 먼저인 사람의 손이, 오늘은 입보다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추출 버튼을 누르고, 검은 줄기가 컵으로 떨어지는 걸 같이 내려다보다가, 그가 불쑥 물었다.

"왜 한 번도 안 웃어요? 내 농담. 다른 사람들은 다 웃거든요."

너는 숨이 한 박자 멎는 걸 먼저 느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그 질문의 무게를 알아챈 것처럼."우리 할머니가… 커피를 내렸거든요. 손으로. 새벽마다. 근데 한 번도 안 웃었어요. 되게 진지하게."

"근데 그 커피가 제일 맛있었어요, 평생. 웃으면서 만든 것보다."

"그 얘긴 처음 하네. 손님한테. 왜 했지."두 사람의 손끝 사이가 종이 한 장 두께로 좁혀졌다. 그가 그 거리를, 줄이려고 했다. 분명히, 먼저.

그러다 화들짝.

"아, 뜨거. 조심해요. 손 데면 우리 가게 산재 처리 안 돼요."

너는 그 황급한 후퇴가 오히려 답 같았다.골목을 반쯤 걷다가 너는 손에 든 컵을 무심코 돌려봤다. 슬리브 아래, 매직으로 삐뚤빼뚤.

『안 웃어도 됨. 근데 내일도 와요. — 100잔 적립까지 99잔 남음』

단골 포인트 같은 건 이 가게에 없다는 걸, 너도 알고 있었으니까. 내일 그 한 잔을 채우러 갈 건 분명했다. 다만 가서 무슨 얼굴을 해야 할지는 — 아직, 정하지 못한 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