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연재 중
연우의 첫 마디는 질문이었다 — 네 눈에 뭐가 보이냐고. 그 물음을 해독하려다 너는 어느새 그가 가장 꺼내지 못한 말 하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거기 뭐가 보여, 네 눈에
비 오는 평일 마포 플리마켓에서 도예가가 주인공의 좌판 앞에 나타나 머그컵을 닦아 세우고 '거기 뭐가 보여'라는 질문을 던진다. 비를 피해 그의 공방으로 들어간 주인공은 깨진 그릇만 모아두는 이유와 기울어진 첫 작품을 매일 쓰는 버릇을 듣는다. 도예가는 공방에 사람을 들인 것도 오늘이 처음이라 고백하며 청회색 컵을 주인공 손에 직접 쥐여주고, 하려던 말을 삼킨 채 작별한다. 주인공이 컵 바닥에서 이름 대신 긁다 만 한 획—글자가 되려다 멈춘 자국—을 발견하며 그 미완의 의미를 혼자 되새긴다.